오늘 하루, 머리 속에 맴도는 키워드는
핵심역량과 경쟁우위.
10년(벌써?!) 전, 전공 수업 때 수도 없이 들었고 토론하던 주제이고
어떤 위치에서든 마케팅을 한다면 당연히 분석해야 할 키워드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분석의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수 년 간 실무를 하면서
왠만해서 깊숙한 분석까지 가지 않은 것이 사실.
오늘 우리 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도 왠지 허공에 떠 도는 말들...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나 스스로 그 핵심이라는 부분 도출해
거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깊이 반성할 일이다.
과정과 분석을 중시하는 윗 상사와 결과와 직감을 중시하는 최고 경영자,
이 둘의 핵심역량을 발란스 좋게 흡수할 수 있으면 내 경쟁우위도 높아 지려나...
팀 회의 후 이래 저래 마음이 꿍~~한 하루였다.
마케팅과업으로서의 핵심역량관리
핵심역량의 의의
오늘날의 기업은 경쟁력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강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도전은 국내외적으로 심화된 경쟁압력, 경제의 글로벌화로 인한 경쟁자 수의 증대, 혁신 및 새로운 경영기법의 도입과 적응을 위한 노력경주, 가속화되는 기술변화 등에서 연유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모든 기업에게 해당된다고 하겠는데, 시장에서 지배적인 경쟁우위를 지니고 있는 기업마저도 그 지위를 상실할 위험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대한 노력은 결국 특정 시장에서 경쟁적 우위를 지속적으로 지니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경쟁우위는 단순히 경쟁기업에 비해 독특하거나 고객의 효용에 특별히 기여하기 때문에 우월성을 지니고 있는 제품의 특성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갖는 지속적인 우위성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 특히 핵심역량에 있다. 다시 말해 동일한 환경 하에서도 기업이 실현하는 성과가 달라지는데, 이것은 기업이 지니고 있는 자원과 능력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성공의 원천은 바로 이러한 경영자원과 능력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기업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인 것이다.
핵심역량이라는 용어는 90년대 이후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 중의 하나로서 오늘날 기업경영에 있어서 하나의 중핵을 이루는 핵심어가 되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막상 이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학계나 실무계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정의에 혼란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핵심역량이란 용어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정의되던 이 개념이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우선 이것이 기업의 외적 관점과 내적 관점, 즉 시장지향성과 자원지향성을 결합한 개념이라는 사실이다.
어느 기업이나 창립 시부터 어떤 형태로든 인적, 물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원의 구성은 주어진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경쟁에서 기업간 및 실적의 차이를 가져오게 한다. 그러나 개별 기업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자원들이 실질적으로 경쟁우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하는지 여부는 이들 자원의 시장관련성에 달려있다. 기업은 독특한 지식을 지니고 있으나 이것이 판매시장에서 요구되지 않는 것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측면에서 볼 때, 특유의 자원을 획득하거나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영층이 경영자원의 개발과정을 현재 및 미래의 시장욕구에 맞추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특하고 시장과 관련을 지닌 경영자원만이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따라서 자원지향성은 시장지향적인 사고에 반대되는 개념이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보완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핵심역량이란 시장에서 경쟁우위의 핵심이 되는 독특하고 시장관련적인 기업능력을 말한다고 하겠다.
마케팅관리자의 과업
이러한 경영자원과 시장의 관련성은 핵심역량과 관련하여 마케팅관리자에게 다양한 측면의 과업이 부여된다. 관리자는 고객의 옹호자로서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것은 그러나 그가 제품과 자원간의 연결부서에 관여하여 경영자원의 개발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때 가능하다. 이 뿐 아니라 마케팅관리자는 각 사업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제품생산에 투입되는 자원의 효율화를 위해 각 사업단위간 및 기능부서간에 조정, 통합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지녀야 하고, 시장과 직접적인 관련을 지니고 있지 않은 부서에서도 시장 내지 고객지향적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곧 마케팅관리자가 기업의 핵심역량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에 공헌해야 함을 의미한다 하겠다.
핵심역량의 결정요소
기업의 자원이 핵심역량이 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인 VRIO 기준이 충족되어야 한다.
1) 가치(Value): 핵심역량은 특히 시장가치를 창출하는데 있다. 자원이 핵심역량이 되려면 이것이 무엇보다 현재 및 미래의 시장욕구를 더 잘 충족시키는데 기여한다는 것이 확실해야 한다. 그러므로 기업은 경영자원이 실질적으로 적합한 시장에 투입되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핵심역량을 위해 여기에 우선 맞는 시장을 개척해야 하고 그간 이용되지 않았던 잠재역량을 활성화해야 할 경우도 발생한다. 이것은 바로 시장선정에 대한 의사결정과 핵심역량의 관리가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 희소성(Rareness): 다양한 자원의 조합으로서의 핵심역량은 드물 뿐 아니라 유일하다. 그러므로 핵심역량은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핵심역량은 특정 기업에 종사하는 구성원의 지식과 생산요소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유의 자원 연결망은 그 독특성(uniqueness)과 복잡성(complexity) 때문에 근접하더라도 평가하기가 불가능하며 이것이 외부시장에서의 역량획득을 어렵게 한다. 이뿐 아니라 핵심역량의 소유기업도 자신의 경쟁우위 원천을 매각하는데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은 다른 한편 자신의 경쟁능력이 유출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3) 불완전한 모방성(Imperfect imitability): 기업이 지니고 있는 경영자원은 이것을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을 때 진정한 의미에서 기업의 핵심역량이 된다. 실제 핵심역량은 장기간의 지속적이고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축적된 것이고 외부인으로서는 이러한 역량이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경쟁기업이 이를 모방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처지가 되지 못한다. 예컨대 제품의 소형화(miniaturization)에 핵심역량을 지니고 있는 소니사의 경우 경쟁업체들은 결정적인 부면에서 소니사의 소형화 능력이 어디에 근거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더 나아가 어떤 기업이 소니사의 몇몇 종사원을 스카웃할 수 있다해도 이러한 능력을 모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종업원 각자가 부분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자원개발의 장기적인 진행과정에서 부분적인 단계만을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4) 조직상의 특수성(Organizational specificity): 핵심역량의 네 번째 특징은 이러한 능력이 일반적으로 판매시장과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그 역량은 이것이 개발된 기업에 의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정 핵심역량은 해당 기업의 보유자원에 내재화되어 있어 이러한 자원에서 쉽게 분리될 수 없으며 분리되는 경우에도 그 효과가 반감되는 것을 감수해야만 한다. 한편 이러한 조직상의 특수성이 경영자원을 보유한 기업으로 하여금 자신의 노하우 일부를 경쟁자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또한 경쟁자가 상대기업이 지니고 있는 역량을 취하기보다는 이를 무력화시키는데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위험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위험은 핵심역량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핵심역량의 확인 및 육성
핵심역량을 규명하는 절차는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분석단계를 거쳐야 한다.
1단계: 경영자원의 검토
2단계: 잠재적 핵심역량의 확인
3단계: VRIO기준에 따른 검토
4단계: 육성가능성의 파악
5단계: 부족한 역량의 확정
6단계: 부족한 역량의 보완을 위한 전략
7단계: 시장선정 의사결정
경영자원의 검토단계에서는 특히 기업의 생산요소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구성되어 상호 작용하는지를 규명한다.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핵심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전제가 된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핵심역량을 생산요소나 제품 혹은 기술과 관련하여 정의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정의의 대상은 항상 시장요구와 관련하여 파악되는 기업의 독특하고 탁월한 능력이어야 한다.
이러한 유의 역량이 실질적으로 핵심역량이 될 수 있는지는 위에서 언급한 VRIO기준에 의해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 경쟁우위라고 할 수 없는 기본역량을 핵심역량과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기준의 개별조건에 충족하지 못할 때 이들은 기본역량에 해당된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이 핵심역량으로 육성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체들은 실질적으로 핵심역량을 갖고 있지 않거나 소수의 진정한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기존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이를 육성하는 일이 더 시급할 수 있다. 이는 육성가능성 분석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육성가능성은 다음의 세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1. 심화(deepening): 이미 활동하고 있는 시장에서 핵심역량의 활용 및 육성이 강화된다. 시장에서 그 역량을 지속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독특한 능력이 계속 발전된다. 역량활용의 이러한 심화는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능력의 발전과 시장여건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시장에 그 역량을 투입해야 할 기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 확대(broadening): 핵심역량은 광범하게 활용된다. 또한 기존의 능력을 여타 사업부문에도 적용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많은 핵심역량들은 기업이 거의 모든 활동영역에서 필요로 할 정도로 범용화되어 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기존의 핵심역량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기업이 지닌 능력으로 새로운 시장욕구에 부응할 수 있다면 이것은 새로운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한 좋은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다각화전략이 주효할 수도 있는 것이다.
3. 이동(shifting): 기존의 핵심역량이 새로운 핵심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활용된다. 이것은 분명히 가장 어려운 과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업은 역량의 육성과정에서 경험을 쌓게되고 그래서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 능력을 다른 영역에 적용시킴으로써 새로운 핵심역량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가지 대안은 상호배제적인 것이 아니고 상호 보완적이다. 이러한 대안들을 어떻게 조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지는 마케팅관리자가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시장욕구와 관련하여 수행된 자원분석에 근거하여 기업은 목표시장에서 활동하는데 부족한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발견해야 한다. 이 다섯 번째 단계는 마케팅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전초단계가 된다. 만일 기업에게 중요한 핵심역량이 결여되어 있고 이것이 단기적으로는 개발하기가 힘든다고 할 경우 시장철수문제가 제기된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자원 갭을 확인한 후 이러한 갭을 없애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여섯 번째 단계를 실시해야 한다.
부족한 역량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부족한 핵심역량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핵심역량의 개발은 일단 성공하면 기업 내에서의 파급효과는 대단히 크다. 문제는 새로운 핵심역량을 구축하는 데에는 대단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모되나 그 결과는 미지수일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기업 내에 이러한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자원이 이미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시장을 위해 요구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 이것은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자체적인 역량개발이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두 번째 방법은 적합한 인수전략(acquisition strategy)을 고려하는 것이다. 인수합병은 기업이 부족한 핵심역량을 신속히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선 막대한 자금과 위험이 따른다. 또한 부족한 역량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역량을 지닌 기업을 발견하여 인수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설혹 이러한 기업을 인수했을 경우에도 외부 능력과의 통합에 따른 적응문제와 효과상실문제가 제기된다. 또 다른 위험은 자원을 재구성해야 한다는데 있다. 이러한 재구성은 특히 상호관련성에 대한 충분한 지식의 결여로 인해 일반적으로 또 다른 효과상실과 역량약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인수합병을 통한 외부능력 취득은 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자원의 부족을 보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전략적 제휴이다. 여기에서는 기업간에 주요 자원의 의도적인 결합을 통해 결여된 역량을 보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의 성공여부는 상당부분 파트너가 누구인가에 달려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휴는 오늘날 매력적인 시장에 신속히 진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되고 있다.
부족한 핵심역량의 보충하기 위해 무엇이 가장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전략인지는 일반화해 말할 수 없다. 이는 상황과 여건 및 미래전망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마지막 단계로 기업은 어느 시장을 미래의 목표시장으로 할 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Hamel과 Prahalad는 이러한 의사결정을 지속적으로 재고해 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역량은 물론 시장상황도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이다. 이는 새로운 기회도 제공하지만 기존의 희망을 무위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시장선정에 대한 의사결정은 자원 지향적인 관점에서보다는 마케팅관점에서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결어
기업의 핵심역량관리에 대한 과업은 마케팅을 포함시키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다. 경쟁우위가 결국 독특하고 경쟁업체 비해 탁월하며 시장으로부터 요구되는 능력에 바탕을 두고있어야 한다면 기업의 핵심역량은 마케팅영역에서 추구되어야 한다. 이것은 곧 마케팅이 단순한 판매영역에만 한정되지 않고 기업의 전사적 과업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오늘날 마케팅관리자에게 부과되는 책임은 대단히 크다. 마케팅관리자의 과업은 무엇보다 기업의 모든 분야에 고객 내지 시장지향적인 사고가 착근할 수 있게 하는데 있다. 제조업의 경우 핵심역량은 기술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마케팅관리자에게는 자신의 능력향상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특히 기술에 대한 이해와 여타 경영기능에 대한 지식이 요구된다.
핵심역량관리는 특히 미래 시장 지향적이어야 한다. 전통적인 전략계획은 일차적으로 주어진 시장여건에 적응하는데 주력하는 것이라면 핵심역량 사고를 지닌 기업은 시장규칙을 스스로 설정하는데 노력을 경주한다. 이러한 기업은 기존의 고객효용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미래의 고객효용을 예상하고 이를 창출함으로써 경쟁에서 탁월한 위치를 점할 수 있고 동시에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김광수 / 부산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