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에는 컴퓨터 정도의 하이테크 산업이었을 광학, 카메라 업체의 로고가 아니라
팔공산 절에서 파는 양초나 성냥 박스에나 어울리는 로고에 가까운데,
캐논 창업자가 이 로고를 고집하지 않은 덕에 캐논은 지금 처럼 성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최근엔 브랜드 네이밍 관련 업무도 있었고, 콘탁스클럽의 나잇헤드님의 재미 있는 렉쳐가 있어서 퍼 왔다.
제목: 카메라 및 렌즈 회사명의 유래 (일본 위주)
1. 콘탁스
저도 안지는 몇년 안됐습니다만 자주 많은 사람들이 칼짜이스-짜이스이콘-콘탁스의 관계를 막연히 알고 있는것 같습니다.
우선 이걸 알려면 칼짜이스가 아닌 '짜이스-이콘'을 알아야겠죠.
1차대전 이후 독일은 심각한 경제공황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여 살아남은 유수의 업체들도 합병을 통한 생존을 선택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업체인 AUDI입니다. (4개의 원형의 엠블렘은 그런 뜻이 있는거죠)
이런 시대에 따라 칼짜이스의 주도아래 1926년 '켈츠''이카''에르네만''콘텟사-넷텔'의 4개 카메라회사가 합병하여 만들어진 카메라회사가 '자이스-이콘'입니다.
이렇게 합병하게 된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칼짜이스도 랜즈를 팔아야지 자신들도 살아남기때문이기도 했죠...
Contax라는 이름은 '콘텟사(Contessa;백작부인)''이콘타(Ikonta)''테낙스(Tenax)'의 조합으로 1932년 만들어졌습니다. (이 이름들은 켈츠사의 카메라 이름들이었고 이후 짜이스-이콘에서도 사용됩니다)
2. 니콘
(렌즈였지만)원래 '니코르'라는 브랜드로 시작했으니 카메라도 이와 연관되게 나가다보니 '니혼 코우가쿠'에서 따왔습니다.
NIKON이라는 명칭이 IKON의 모방이 아니냐고 짜이스이콘에게서 많은 항의를 받았지만 NIKON S이후로 종식되었습니다. (앞의 N은 IKON을 부정한다는 의미다라는 속설도 있었다더군요)
3. 캐논
캐논의 창립자 '요시다 고로'가 열렬한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정확히는 불교신자인건 맞습니다. 또한 '특정 종파'(관음교)라고 하는게 맞습니다. 그러기때문에 '관음'을 모시는거고요. 종교이야기는 건너뛰겠습니다.
일어로 '관음'은 '칸논'입니다. 이것이 캐논의 첫 카메라인 Kwannon에 쓰였으며 (이때의 렌즈는 '마하가섭'을 뜻하는 'KASYAPA;카샤파'로 이름지었습니다), 이후 제품선전을 위해 당시의 카메라잡지인 '아사히 카메라'의 담당의 아이디어로 현재의 Canon으로 바뀝니다. 또한 초기의 Canon의 필기체도 아사히카메라의 담당이 상표등록을 위한 디자인으로 디자인해준 로고입니다. 일어를 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캐논의 일어표기는 정확히 읽으면 '키야논'입니다. '야'발음이 크게 써진것도 디자인을 위한 아사히카메라 담당의 아이디어였습니다.
한 회사의 명칭을 잡지사 광고담당이 모두 만들었다는게 이상할수도 있겠지만 이건 1930년대 가내수공업을 연상케하는 자그마한 곳에서 만들었으니 매우 당연한 지원과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4. 미놀타
Minolta의 정확한 뜻은 'Machinery and INstrument OpticaL by TAshima' 입니다.
'미놀타'의 일어표기도 정확히 읽으면 '미노루타'입니다. 이것은 일어로 '(곡식이)무르익은 밭'이라는 '實る田'으로 말을 만들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미놀타의 창립자의 할머니의 '번창할수록, (익어가는)벼처럼 머리를 숙여라'는 교훈을 뜻하기도 합니다.
미놀타는 1939년 '치요다 광학정공'으로 시작하여 1964년 '미놀타'로 사명을 변경합니다. 렌즈인 ROKKOR의 명칭은 제조공장인 이타미공장에서 보이는 록코산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5. 코니카
오래되기는 올림푸스보다, 복잡하기는 마미야만큼의 회사가 코니카입니다.
메이지시대에 '코니시야 록베이덴'(小西屋 六兵衛店)이라는 약재상으로 시작해서 '코니시'(小西)로 변경후 사진용품을 제작/취급합니다.
이후 '로쿠사쿠라'(六櫻)공장을 세워 감광재 메이커로 나서며 코니시로쿠(小西六)으로 칭해집니다.
코니카는 이 '코니시 카메라'의 변형입니다.
6. 팬탁스
니콘등의 회사들이 그랬듯이 팬탁스도 원래 미놀타등에 랜즈를 제공하던 광학회사였습니다. (아사히 광학공업)
1959년 팬타프리즘 SLR카메라인 '아사히팬탁스AP'를 내놓으며 '팬탁스'라는 명칭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팬타프리즘'과 자신들의 최초의 카메라인 '아사히 플렉스'(1953)의 이름을 합한것입니다.
'타쿠마 렌즈'의 명칭은 (당시의)마에다 사장의 숙부인 사진가 '카지와라 타쿠마'에서 따왔습니다.
7. 마미야
마미야 최초의 카메라인 '마미야 6'는 1930~1940년대에 걸쳐 약 40만대가 팔렸다고 합니다. (당시는 중판이 주류)
이 '마미야6'를 설계한건 '마미야 세이이치'입니다.
이게 사연이 좀 있는 회사인데, 원래 '마미야 세이이치'는 자신의 아버지가 세운 금고회사의 기사로 일하며 일본최초로 금전등록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이후 투자를 통해 세계 두번째의 금전등록기 제조업체가 되지만 이 회사는 미국회사의 일본법인이 되어 일본내 제조공장화됩니다.
이를 계기로 마미야 세이이치는 회사에서 나오고 카메라설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8. 후지필름 (및 카메라)
후지는 아시아 최초의 영화필름 제조회사입니다. (35mm필름은 코니카-구 사쿠라필름-)
옛날에 나온 후지필름의 카메라는 '후지카'(후지필름+카메라)였습니다. (석유곤로와는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회사의 역사는 후지필름의 전신인 '대일본 셀룰로이드'사는 자체적인 영화용 포지티브필름 시험제작에 성공하자 본격적인 '필름/건판/인화용지'사업계획을 시작하여 새공장을 세우고 이후 사진필름사업을 독립시켜 '후지필름'이라는 회사를 만듭니다. (1934)
여기의 초대사장(이자 대일본 셀룰로이드 회장이었던) '아사노 슈우이치'가 후지산을 보면서 떠올린 이름이나, 후지는 이미 등록되어 있는 상표여서 수많은 교섭끝에 (당시돈으로) 8000엔이라는 거금을 주고 양도받은 상표라고 합니다.
9. 올림푸스
1951년 '다카치요 광학공업'에서 '올림푸스 광학공업'으로 명칭을 변경합니다.
올림푸스의 뜻은 '그리스 신들이 사는 산'이기는 하지만 창업자인 '야마시타 다케시'는 'Olympus는 高天原의 다른이름이다'라고 합니다.
'다카아마하라'(高天原)는 일본의 신들이 산다는 산으로, 올림푸스가 있던 다카치요지방의 산들이라는 설도 있고 그럽니다.
즈이코렌즈는 (렌즈공장이 있는)'미즈호 광학연구소의 서광(즈이코)를 담았다'라는 뜻입니다.
10. 리코
리코는 원래 '리켄큐우코우카쿠'(理硏究光學)으로 여기에서 RICOH를 조합했으나 1965년 아예 회사명도 RICOH로 바꿉니다.
11. 코시나
초기 회사명은 '닛코'(二光)였으나 카메라메이커가 되면서 니콘등과의 유사성때문에 택한 이름입니다.
사장의 고향에서 따와 만든 이름입니다. (나가노시 오치(越-코시 라고도 읽음) 출신)
12. 시그마
원래는 시그마연구소 였습니다. 전사원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종합'이라는 뜻을 가지는 그리스어 '시그마'로 지었다합니다.
13. 탐론
원래 명칭은 어려워서 못읽겠습니다. (읽기야 읽겠지만 후리가나 없으면 맞는지 모르는 일본한자 많습니다)
탐론(일어표기로는 '타무론')은 랜즈설계자인 '다무라 우베이'의 성인 다무라에서 따왔습니다.
일본에서 알아주는 설계자였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젠자브로니카'는 창립자인 '요시다 젠자브로'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14. 토키나
이전 명칭인 '토우쿄우(東京) 코우키(光器)제작소'에서 東(토)과 器(키)에 Photokina 를 합쳐 만들었습니다.
15. 치논
종종 이 카메라 이야기가 나와 마지막으로 적습니다.
뭐 다른 일본메이커들처럼 사장의 고향이 '치노'여서 CHINON이 되었습니다.